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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미래를 향한 변곡점 상에 서 있는 지금, 저희 글루시스가 준비해야 할 빈 부분이 아직도 많다는 것과 이 사회와 기업에 대한 책임이 더욱 중요하게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더 깊이 느끼게 됩니다.
이를 위해 시대 조류를 앞서 읽는데 게을리 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지난 20년 간 해왔듯이 Innovator 정신으로 다시금 신발 끈을 동여매고, 가정과 산업계에서
‘Smart Home & Industry’를 이루는데 기여하는 Smart IT Solution Group의 리더, 글루시스가 될 것임을 다시금 다짐합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No | 제목 | Dat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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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 미실과 덕만의 차이 | 2014-08-14 |
작성일 : 2009년 10월 미실과 덕만의 차이 요즈음 현재의 정치상황과 경제상황들을 풍자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하는 짜임새 있는 드라마로 ‘선덕여왕’이 인기를 끌고 있다. 그 중 기득권 세력의 대변자이면서, 국정의 실세인 미실과 미실을 비롯한 소수귀족 세력에 의해 나라가 좌지우지되는 상황을 타파하려는 덕만공주와의 대결이 재미를 더하고 있다. 그 중 두 사람 사이에 계속되는 논쟁은, 서로 대적하는 사이이긴 하지만 상대방을 대화상대로서 인정하고 자신의 깊이 있는 생각들을 솔직하게 이야기함으로서 깨닫게 하고, 상호 변하게 하는 등 극중 흐름의 핵심이 되고 있다. 여기서 덕만이 미실에게 물어온 질문이 있었다. 왜 수 십 년간 미실이 신라를 좌지우지하며 거의 통치하다시피 했지만, 나아진 것이 없는가 하는 것이다. 백성들의 삶의 질도, 국가의 번영도, 그리고 뛰어난 인재의 발탁에 있어서도 변화가 없는가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덕만이 일갈하길, 아마도 미실은 주인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라고 한다. 내가 주인인가 아닌가 하는 측면에서, 미실과 덕만은 신라를 보는 입장에 차이가 있고, 그에 따른 행보에 다르다. 이렇듯 국가에서처럼 기업에서도 책임 있는 자리, 커다란 권한을 가진 위치에서부터 일반 직원에 이르기 까지 많은 구성원들이 있지만, ‘내가 주인이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기업을 경영하고, 내 역할을 수행하느냐를 보면 많은 차이가 있다. 이 회사가 내 것이라고 한다면 그래서 이 회사의 재산이 내 재산이라고 한다면, 어느 누가 영업비용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개발 제품을 내 아이 키우듯 애지중지하며 정성을 다하지 않을 수 있으며, 한 건이라도 더 매출하려고 안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대표이사가 접대비를 많이 쓰지 못하는 이유도, 극작가가 밤 지새우며 지면을 채워가는 이유도, 그리고 동네 슈퍼에서 ‘1+1’ 행사를 하는 이유도 이들이 주인이기 때문이다. 주인의식이 있다면 발상의 기본이 달라진다. 아마 덕만으로부터 이러한 질문을 받은, 아니면 핀잔을 받은 미실은 주인처럼 행세하기는 하였으나 스스로 주인이라고 생각하지는 못하는 한계에서 맴돈 것이 아닌가 한다. 우리 기업들에서도 경영인들에게서 뿐만 아니라, 간부진을 비롯한 구성원들에게서 볼 수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대주주 또는 Owner라 불리는 ‘법적 재산권 행사자’들과 무엇이 다르기에 스스로 그 한계를 긋는 것일까? 주인은 내가 주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주인이 아닐까? 주인으로 역할을 감당하는 사람이 주인이 아닐까? 그 이외에 무엇이 더 중요할까? 그래서인지 미실은 백성은 환상을 원한다고 규정짓고, 실제도 아닌, 이룰 수도 없는 것을 목표인양 세우고, 백성을 공포와 두려움 속에 몰아넣고, 자기에게 근접하지 못하게 하면서, 자신과 추종자들의 이익을 추구해간다. 법적으로는 주인이지만 주인으로서의 역할을 감당하지 못하는 이들에게서도 그렇지만, 주인의식을 갖추지 못한 채 권한을 부여 받은 책임자에게서 미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들은 스스로 책임질 것에 대한 모호한 기준을 세워 자기 기득권을 지키고 자리보전하는 것이 우선이고, 구성원들과 벽을 쌓아 특혜는 자기가 먼저 찾아가고, 십자가는 맨 나중에 지고자 한다. 그러나 한 가족의 주인인 아비는 자기 자식에게 불가능한 환상을 심어주지도 않으며, 아비에 대해 두려움에 떨게 하지 않는다. 미실이 백성들에게는 진실이 부담스럽고, 소통은 귀찮으며, 꿈은 버거울 것이라고 했지만, 덕만은 백성을 진실하게 대하고, 모든 것에 대해 소통하고자 하며, 더불어 꿈을 이루어 나가겠다고 한다. 이는 덕만 스스로가 신라의 주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백성을 자기 자녀이자 가족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 기업의 조직 내에서 구성원들에게 숨김없이 진실되게 대하는 리더는 가족들과 결코 벽을 만들지 않는다. 진실하게 대할 때, 신뢰가 구축되고 이를 바탕으로 발전적인 관계가 만들어진다. 그래서 회사가 어려움에 처하게 되더라도 자신이 먼저 십자가를 지며, 구성원들은 자발적으로 짐을 나누어지는 모습이 보인다. 리더가 진실을 보여 온 조직이다. 이처럼 덕만은 지위고하나 신분의 높고 낮음과 관계없이, 사람들에게 진실되게 대하고 있다. 또한, 항상 지시하고 지시 받는 상명하달 방식의 일방적인 의사전달이 아니라, 서로 얼굴을 마주하여 논의하고, 설명하고, 제안하는 소통의 문화가 일반화된 회사, 그래서 더불어 공감대를 만들어 가는 회사에서는 창의성 있는 능력이 솟아난다. 주인의식을 가진 구성원들에게서 나오는 능력이다. 우리 똑똑한 엄마들은 이야기하고, 질문하고, 들어줌으로서 자녀로 하여금 스스로 생각의 샘을 터트릴 수 있도록 돕는다. 덕만은 누구이든지 상관없이 소통하고자 하였고, 듣고자 하였다. 비록 미실 일지라도 물어보고, 이야기하면서 소통하고자 하였다. 솔로몬은 ‘꿈이 없는 백성은 죽은 백성'이라고 했다. 이처럼 꿈을 제시하지 않고, 꿈을 설정하는 것이 가장 앞선 우선순위에 두고 있지 않는 회사에겐 내일이 없다. 내년에 우리 꿈은 무엇이며, 5년 후의 우리 꿈은 무엇이고 10년 이후에는 무엇일지를 제시해가고, 더불어 고민하는 회사와 그 회사의 주인들에겐 미래가 있다. 비록 1년이 늦추어질 수도 있고, 지름길을 놔두고 우회할 수도 있지만, 그 꿈은 이루어 간다. 미실과 다르게 주인이었던 덕만은 신라에 대해 추구하였던 꿈이 있었고, 계속 새로운 꿈을 설계하고, 고민했다. 이러하듯이, 주인인 우리가 현재의 내 회사에서 진실하게 소통하며 더불어 꿈을 이루어나가길 소망한다. | ||
22 | IT중소기업, 어떻게 대기업을 넘어서고, 외국기업을 극복할까? | 2014-08-14 |
작성일 : 2009년 9월 IT중소기업, 어떻게 대기업을 넘어서고, 외국기업을 극복할까? 끈질기고 부지런한 국민성과 민첩한 현실 대응능력을 강점으로 다양하고 복잡한 고객취향과 요구사항을 만족하는 제품을 빠른 시간 내에 출시되어 세계 시장에서 우리 IT 제품군들의 점유율과 브랜드 가치가 높아져 가고 있다. 하지만, 좀 더 자세히 보면 이는 국내 몇몇 IT 대기업들의 모습일 뿐이다. 정작 국내 많은 IT 중소기업들은 여타 선진국에서는 볼 수 없는 열악한 투자환경과 넉넉지 않은 내수시장, 그리고 만만치 않은 수출여건 등을 극복하느라 지금도 고군분투 중이다.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국내외 분석기관들이 우리의 펀드멘탈이 탄탄하여 V자형 회복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하지만, 아직도 핵겨울을 보내고 있는 IT중소기업들의 입장에선 옆 동네이야기가 아닌가 한다. 신문지상에선 기업규모 측면이나 브랜드 가치 측면에서 세계 100위 이내에 들어가 있는 국내 기업이 몇 개 있다고 난리이지만, 이 또한 읽기 좋고, 채우기 좋은 뉴스거리에 불과할 뿐, 국내 중소기업들에게는 강 건너 올라가는 고층빌딩 보는 기분일 뿐이다. 그만큼 현재 IT중소기업들의 상황이 열악해서 이긴 하지만, 국내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공감대 없이 각개전투하고 있는 상황이고, 한 분야, 한 기업의 성공과 발전이 다른 기업과 관련분야 발전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 순환적인 경제 파급효과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우리 현실에 대해 항상 던지는 질문이 있다. ‘한국에서의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성은 어떠한가?’ 그 관계성 정립은 가장 강력한 후원자가 될 수 있는 정부의 정책 입안자들이나, 금융담당자들 뿐만 아니라 이해 당사자에게도 아직 커다란 고민거리로 남아 있다. 게다가 IT중소기업들에게 회자되는 말 - ‘한국에서 1위이자 세계적으로 몇 위 기업인 A전자와 사업하여 돈 번 중소기업은 없다. 다만 그 경험으로 다른 곳에서 돈 번 경우는 있다.’ - 에서 볼 수 있듯이 한국 내에서 대기업에 대한 IT 중소기업들의 사업 파트너로서의 불신감은 깊이모를 바닥에 폭 넓게 흐르고 있다. 그런데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일반적이지 않지만, 우리 대기업과 중소기업과의 관계에서 이 불신감을 더욱 키우는 ‘편견’들이 있다. 대기업들은 가능성 있을만한 사업이 발견되면, 그 기반을 가진 선도 중소기업과 선의의 파트너 관계를 구축해 Win&Win을 추구하거나, 선의의 M&A를 시도하기 보다는 자회사를 만들어 뛰어들고, 막강한 자금력과 시장장악력,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인력 빼가기, 무차별덤핑 등, 기업환경을 교란시키는 주범이 된다는 것이다. 또한 어렵사리 이루어진 사업관계에서도 중소기업의 사정이나 형편을 고려하는 ‘협력 파트너’의 이미지 보다는 철저하게 ‘갑’으로서의 권한을 누리고, 대상 중소기업을 n개의 선택요소의 하나로만 여긴다는 것이다. 그나마 뭔가 프리미엄이 있을 법한 국내 대기업과의 관계에서도 이러할 진데, 국내 IT중소기업들이 살아남고, 발전하기위해 벌이는 외국기업들과의 협력과 경쟁의 경우는 치열하다기보다는 처절한 상황이다. 비록 한 가지 기능만을 가진 솔루션이라 하더라도 탄탄한 기술적 완성도, 체계적인 마케팅정책, 그리고 철저한 재산권 보호 등으로 중무장한 외국기업들과의 협력과 경쟁은 치밀한 등산장구를 갖춘 체력좋은 서양 사람들과 수영복입고 샌들신은 모습으로 거친 봉우리를 정복하기 위해 협력하며 경쟁하는 형상이 아닐까 한다. 그러나 재산 털어 기업을 세우고, 가능성 있는 기술인재들을 설득으로 품어 안고, 비젼을 보며 제품을 만들고 시장을 개척해나가는 중소기업들 입장이라 하더라도 인정해야하는 것은, ‘기업은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지 스스로 크는 것이다.’라는 사실이다. 삼성, 현대, LG가 한국에서 시작된 기업이긴 하지만, 세계적 기업인 바엔 GE, IBM을 볼 때와 다른 눈으로 따뜻하게 볼 것도 아니고, 돈 많은 사촌쯤으로 볼일도 아니다. 그냥 비즈니스 가능성 있는 하나의 대상으로 봐야한다. 다만 대기업이 기업윤리를 넘어서서 탐욕 가득한 빅브라더 모습으로 중소기업들의 비즈니스 전쟁에 방해만 하지 않는다면, 감사할 뿐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대기업에 치이지 않고, 외국기업에 걸리지 않고 넘어서기 위해서, IT중소기업의 방향은 어떠해야 할까? 누구나 동의하고 인정하듯이, 적정 규모와 차별성을 갖는 특성화된 분야로의 방향성을 정립하는 것이 시급하다. 국내외 어떤 대기업이든지 신사업을 위해 우수한 인적자원과 투자역량을 바탕으로 시장을 분석하고 제품을 기획하지만, 몇 가지 특성이 있다. 우선 관심을 갖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규모가 되어야 하고, 고위험성을 피하고자 하는 성향을 띠고 있고, 계획하고 실행하는데 상대적으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따라서 틈새시장이 될 수도 있지만, 동일분야라고 하더라도 대기업이 쉽게 진출하기 어려운 분야, 시급히 출시하고 지속적으로 진화하여야 하는 분야, 정확히 경쟁되지는 않지만 유사한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제품분야로서 시장을 만들 수 있어야 하고, 집중하는 방향성이 필요하다. 우린 제조업분야에서 스위스, 이태리 독일의 중소기업들이 진화하면서 발전해온 사례를 통해 가능성을 볼 수 있다. 작고, 견고하면서 정밀한 소량 다품종 제품으로 세계시장에서 명성을 만들어 오고 있는 스위스의 시계제품을 비롯한 생활용품들은 아직도 범접할 수 없는 권위를 시장에서 보이고 있다. 또한 이태리는 자기만의 디자인 분야에서의 차별적 우위를 무기 삼아 의류제품을 비롯한 패션 제품분야에서 신흥 미국브랜드들의 도전에도 불구하고 배타적인 브랜드 가치를 지속하고 있다. 독일의 기계 부속품들 또한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대임에도 불구하고 그 선호도는 항상 비교 할 대상이 없을 정도이다. 이러한 제품군을 가진 기업들의 대다수가 중소기업으로부터 시작했고, 이제는 대기업이 부럽지 않은 규모로 성장해 있다. 결국 우리 IT 중소기업이 생존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대기업의 맹점을 파고들면서, 빠르고 집중화된 기업조직의 특성을 극대화하고 자주 겪게 되는 실패를 극복하면서 자신만의 내구성을 키워, 자기 영역을 발견하여야 한다. 복합적인 기능을 갖되 빠른 변화추이를 반영하여야 하고, 반드시 필요하면서도 그 수량이 만족할 만큼 크지는 않으며, 사용자 요구가 다양해 진화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그런 제품 흐름에 나만의 강점을 가지고 편승할 수 있다면, 세계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한 영역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최근 티맥스의 PC용 운영체제 개발이 우리에게 상업적 성공 가능성을 뒤로하고라도 우리 기술수준이나 도전측면에서 커다란 감동을 준다. 그러나 좀 더 고민하여 범용이 아닌 모바일이나 임베디드로 특성화된 분야에서의 최고 운영체제를 지향한다면 하는 바램이 있다. 이는 우리 IT중소기업의 방향성이 더욱 치밀하게 고민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 ||
21 | 휴맥스 변대규의 도전과 극복을 보며 | 2014-08-14 |
작성일 : 2009년 8월 휴맥스 변대규의 도전과 극복을 보며 지난 해 두 차례에 걸쳐 한국 벤처기업 CEO의 모델이라 할 수 있는 휴맥스 변대규사장의 세미나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다. 그 후 시간이 지나서야 그의 메시지를 다시금 정리하고 살펴보는 것은 그의 도전과 휴맥스가 지향하는 목표를 보며, 우리 IT벤처가 추구하고 있는 목표가 시대의 응전이나 변화와의 관계에서 어떻게 자리매김 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휴맥스는 89년 서울대 제어계측공학과 박사출신 여럿이 창사하여, 오늘날 1조 원 넘는 매출을 일으키고 있어 한국 벤처 업계에서 여러모로 벤치마킹을 하고 있는 모범적인 기술집약적 회사다. 이 휴맥스의 변사장의 강연 모습은 여러 우여곡절을 겪으며 오늘에 이르고 있는 동안 많은 경험도 있겠지만, 첫 인상에서 우러나오는 부드러움으로 인해 두 번 모두 몰입하게 만들었다. 변 사장은 ‘IT 벤처’, 특히 기술집약적이라고 하는 엔지니어 중심의 회사에서 겪게 되는 시행착오가 무엇인지에 대해 먼저 말문을 열었다. 그 첫 번째 착오는 사업분야를 잘못 선택한다는 것이다. 시장을 이해하고 있지 못한 상태에서 흔히 엔지니어 창업자는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자신의 머리를 뒤져서 생각의 조합을 통해 아이템을 잡는다는 것이다.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과 고객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경시한다. 처음에는 기술용역을 하며 그 경험과 얻은 지식으로 아이템을 잡기도 하지만, 이는 시장에 물어본 것이 아니고, 더군다나 시장에서 요구하는 것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는 것이다. 즉, 시장에서 사업기회를 발견해야 하는데, 휴맥스는 이를 발견하는데 5년에서 7년이 걸렸다. 이처럼 많은 벤처들이 시장에서 사업기회를 찾기 위해 좌충우돌하며 다양한 시도를 하는데, 이 경우 내부 멤버들은 고달픈 상황이 된다. 둘째, 돈을 확보하고 다루는데 실수를 많이 한다는 것이다. 매출이 증가할수록 자금이 더욱 부족한 상황이 된다. 예를 들어 인력측면에서 볼 때, 매출이 증가하면 내부적으로는 이를 지원하기 위한 인력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고,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드러나게 된다. 여기서 증가하는 매출, 정확히 이익과 비용의 상관관계를 분석하는 능력이 부족하여 필요보다 많은 인력을 필요보다 너무 성급하게 확보함으로 인해 그 이익비율을 낮추게 된다. 또한, 필요할 때 확보해야 하는 돈의 수급과 사용을 식견을 가지고 전문적으로 다루는 재무담당자가 없어 결정이 필요한 시점과 규모에 많은 착오를 하게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좋은 경영팀의 부재가 커다란 문제라는 것이다. 처음에 경영 전문가들이 모인 것이 아니고, 엔지니어들 중 감각이 있는 사람, 가장 윗사람 또는 투자를 많이 한 사람이 경영자로 나서게 되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인데, 이런 CEO 혼자서 커져가는 조직을 관리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내부적으로 회사에 대한 충성도나 능력을 고려하여 사람을 키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나 어떠하든지 지속적인 전문 경영 인력의 준비와 확보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얻은 교훈은 사업 분야를 결정함에 있어, 변화에 민감해야 한다는 것이다. 변화가 있는 곳에 새로운 시장이 창출되고, 사업기회가 있다. 변화가 올 때, 기성 기업체는 그 몸체를 바꾸어야 하므로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시작하는 몸집이 가벼운 기업은 이 변화에 쉽게 올라 탈 수 있다. 최근 디지털 가전분야로 휴맥스가 뛰어들었는데, 기존의 가전업체들은 아날로그 분야인 ‘가전’ 부분에 많은 경험과 기술이 축적되어 있으나 디지털과 연관시켜 디지털 가전분야로 변화에 올라타는데 힘들었다. 그래서 인켈같은 경우 어려움을 겪게 되었고, 5~6년 전에는 휴맥스와 비교도 안되는 브랜드 인지도와 규모를 가진 회사였으나 지금은 그 관계가 역전되었다. 시작하는 벤처는 변화하는 시장을 봐야 한다. 매일 시장은 변한다. 그리고 내가 가진 것이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는 절박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96년 3개월간 휴맥스는 셋톱박스를 100억 수출하였다. 그런데 97년 그 중 절반이 불량품으로 돌아왔고, 그 한 해 동안 이를 해결하는데 시간을 다 보냈다. 다행히 98년 1월 새로이 개발한 제품이 판매되기 시작하여 그 위기를 넘겼지만 97년 문을 닫을 상황까지 왔었다. 내가 기술이 있다고 하나 그 기술은 상대적이고 부족하다는 것을 생각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를 던져야 한다. 휴맥스는 이러한 교훈으로부터 얻은 올바른 결정이 있었다. 휴맥스가 셋톱박스 시장에 진출했을 때, 이미 Major 업체들이 있었고, 그들 간에도 경쟁이 매우 치열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휴맥스는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틈새시장을 공략했다. 이를 위해 적은 주문에도 응했고, 단가를 낮추고 현지화를 위해 현지에 공장을 세웠다. 그러면서도 이익도 중요하지만, 자사 brand image를 세우는데 주의를 기울였다. 그 결과 휴맥스는 대기업이 참여하지 않는 틈새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었고, 더불어 틈새시장을 키워가기도 했다. 크고 탄탄한 시장은 대규모 투자와 막강한 기술인력, 좋은 영업자원을 갖춘 대기업이 가져간다. 갈수록 이 추세가 더 심화되어간다. 따라서 벤처는 뒷골목을 뒤지고 다녀야 한다. 예를 들어, ‘디지털 TV’ 분야는 S/W, 반도체, 네트웍 기술이 종합적으로 융합되어야 한다. TV 업체들 중 기존의 Sony같은 일본 회사들은 모든 분야에서 균형 있는 자체기술 또는 파트너가 있어야 하기에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그런데 한국 상황은 이들 부분에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많은 한국의 대기업들이 이 디지털 TV에 뛰어들고 있다. 휴맥스도 하고 있다. 그런데 휴맥스는 이중 틈새만 하겠다고 했다. 이러한 휴맥스 변대규 사장의 도전은 우리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먼저 시장에서 일어나는 큰 변화를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틈새시장(뒷골목)에 자리 잡으라는 것이다. 이 변화에 올라타기 위해 내 변화를 추진하고, 내 브랜드를 키워야 한다. 휴맥스는 이미 major업체들이 자리 잡고 있는 미국에 뛰어들지 않고, 소량주문과 다양한 요구가 기본인지라 대기업 측면에서 공략이 쉽지 않은 유럽에서 기반잡고, 그 후에 미국과 일본으로 갔다. 그리고 제품을 늘리지 않고, 시장을 넓혔다. 이는 한 제품에서 끝을 보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인력과 자금 등의 자원이 취약한 현실을 고려해 집중력을 가지고 추진했다. 그렇다면 이 과정에서 순간순간 다가오는 어려움을 휴맥스가 극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휴맥스는 이런 어려움가운데 축적된 에너지가 있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핵심인력이 유지되었고, 이들의 역량은 발전되어 갔다. 벤처의 성공은 돈에 있는 것도, 뛰어난 기술에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하나된 의지와 이 의지를 가지고 한 곳에서 부단히 발전해 가는 인력자원이 있어야 한다. 둘째 작은 창업기업의 리더쉽이다. 작은 창업기업의 CEO는 직원들에게 신뢰를 주어야 한다. 직원들은 6개월만 같이 일하면 사장의 본심을 안다. 사장이 직원들에게 신뢰를 심어줄 때, 직원들은 주인의식을 가지고 자신의 직장과 일에 헌신하게 된다. 사장이 공동의 이익을 위하여 산다는 것을 인식시켜야 한다. 휴맥스의 변 사장은 이러한 처음의 순수한 창업정신을 유지하고, 직원들에게 보여주었다. 셋째, 회사가 성장할수록 이에 따른 변화된 조직관리가 있었다. 처음엔 한솥밥 먹으며 고생했던 인력들에, 회사가 성장하여 감에 따라 새로이 합류하게 되는 직원들과 회사에 대해 느끼는 공동체 의식이 다를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나는 매일 밤새며 일 했는데, 아무개는 나보다 늦게 입사해 더 많은 해택을 누리며, 느슨하게 일한다고 느끼게 될 수 있다. 이 때, 자신의 회사, 일에 대한 공동체의식이 희석되고, 회사나 조직에 대한 애정이 식게 되고, 처음에 가졌던 내가 열심히 하지 않으면 회사가 망할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이 상실되게 된다. 휴맥스는 이를 단계적으로 설득하고, 설명하며 차이를 줄이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고, 극복해 갔다. 이러한 휴맥스의 도전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도전하는 우리에게 녹녹하지 않은 시대의 응전이 지속적으로 우리 앞에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변화를 읽으며 흐트러지지 않는 도전자의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그 때 우리에게 기회가 있다. 나를 새로운 방식으로 혁신하라. | ||
20 | 한국 Software 산업의 미래는 없다 | 2014-08-14 |
작성일 : 2009년 7월 한국 Software 산업의 미래는 없다 금융위기로 야기된 세계적인 경제위기가 이번 하반기부터는 방향을 틀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대기업군과 중소기업들에서도 채용인력을 많이 늘릴 것이라 한다. 찬바람 휩싸이던 지난 1여 년간의 시련의 시기가 마무리되려나 보다. 10여 년 전 IMF위기를 겪은 기억이 아직 잊혀지지 않은지라, 이번 어려움도 지혜롭게 잘 이겨나가는 모습이 여기저기 나온다. 정부에서도 국가부채의 급등 위험도까지 감수하면서 대형 경기부양을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으니, 기대감도 있다. 이러한 시도로 인해 다른 산업분야는 바닥을 쳤다는 징후도 언급되고, 회복의 기미도 보인다. 그런데 유난히 IT산업은 아직도 긴 겨울을 보내고 있다. 아니 꼭 집어서 말하면, 그 중 S/W 산업분야는 어두운 터널 속에서 아직 헤매고 있다. 왜 그런가? 우리나라는 60년대부터 시작된 경제개발 계획이 진행되면서 지정학적 환경과 그 태생의 특성상 기술집약적이고, 수출 지향적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 중 IT분야가 우리 핵심 산업분야로 자리잡고 있는데, IT산업은 치밀한 마케팅계획과 정밀한 기술적 접근을 요구할 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신속히 개발, 테스트하여 개선하고 다시 적용하는 사이클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특성은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짜임새 있으며, 실험하기를 좋아하는 한국인 성향과 맞아 조화를 이루어, 우리 주력 산업으로 지난 20여 년간 성장하여 왔다. 그런데 여기저기서 언급되듯이, 최근 들어 개인주의적이고, 자기취향 지향성이 강한 젊은 층의 직업선호도가 변하여 이공계 기피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특히 IT분야는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기술을 습득해야 하고 많은 근무시간의 부담으로 인해 기술력에 대한 자부심에도 불구하고, 선호도가 낮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우수한 인재의 수급부족이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우수한 인재들은 고수입의 안정적인 직업군인 의사, 변호사를 선호하여, 서울대 공대의 선호도 순위가 지방의 모든 의대들 이후로 밀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또한 교사, 공무원의 선호도도 높아, 서울교대에 입학하려면 서울대 들어갈 정도이어야 하고, 많은 공무원 취업준비학원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한다. 물론 이러한 직종에도 우수한 인력이 필요하지만, 이 쏠림현상은 그만큼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보는 입장에서 IT산업발전에 어려움을 야기시키고 있다. 게다가 SW 가치에 대한 국민들의 낮은 구매 인식도는 국산 SW내수시장 규모의 확장에 제약이 되고 있다. 그나마 기존 S/W 시장도 깔끔한 외산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아직 개선되고 발전 단계에 있는 많은 국산 SW기업들은 비빌 언덕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국내 SW 시장 환경은 이번과 같은 경제적 위기상황을 견디고, 차후를 준비하기 위해 필요한 내구성 측면에서도 취약성을 심화시킨다. 그렇다고 외국에서 조차 부러워하는 한국산 IT 대기업인 삼성이나 LG 등의 경우도 여타 산업군에 비해 소프트웨어 산업 부분에서의 관심도는 현저히 떨어진다. 어느 정도의 볼륨이 보장되는 산업을 추구하는 입장에서 그러리라 생각되긴 하지만, 아직 LG나 삼성에서 Oracle같은 정도의 DB 개발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지 못했다. 이러한 우리 내부의 어려움에 엎친 데 덮친 경우로, 대외적으로는 IT 시스템 분야에서 많은 부분 강점을 가지고 있는 대만이 이제까지의 IT HW의 시장 지배력과 기술력에서 쌓은 knowhow를 바탕으로 그 가능성의 한계에 도전하고 있다. 대만의 어떠한 업체도 SW기술은 취약하다는 것이 정설이었는데, 이제까지 선진시장에서 경쟁하며 보아 온 넓은 시야로 우선은 좋은 outsourcing 파트너들을 통해 신선한 제품군들을 보여주기 시작하였고, 향후 무한 잠재력을 가진 중국의 SW업계와 긴밀하게 연대하고 있으니 말이다. 또한 이미 선두주자인 MS, 구글, Apple, IBM, EMC 그리고 Oracle 등은 갖추고 있는 첨단 기술력과, 인력, 자본력을 바탕으로 상상 가능한 모든 시도를 하고 있다. 우리에게 틈새시장도 허락하지 않을 심산이다. 이는 마치 대형 유통마켓이 동네 슈퍼도 모두 죽이려는 형상이다. 그런데 우리에겐 IT 컨트롤타워의 부제문제가 심심치 않게 거론된다. 아직도 현 정부 내에 넓은 시야를 가지고 IT 정책을 입안할 책임자도 없고, 그렇다고 IT분야에 대한 관심의 우선순위도 높지 않은 것 같고, 미래의 우리 산업에서 IT분야의 SW산업에 대한 의지도 커다랗게 보이지 않는다. 이는 안철수 박사도 지적하였듯이, DDoS 공격으로 인해 허둥대는 모습 속에서 우리의 현주소를 읽을 수 있다. 지난 번 ‘경제위기의 조기극복을 위한’ 2009 추경예산의 규모와 사용은 우리의 IT S/W산업의 현재의 한계성에 대해 시사해 주는 바가 있다. 전체 28조 9,000억 원의 추경예산 중 ‘녹색성장 미래대비투자’용으로 2조 5,000억 원이 책정되었다. 이중 R&D와 관련되는 부분으로 ‘신성장동력 스마트 프로젝트사업’과 관련되는 예산이 1,550억 원이었는데, 그 중 IT와 관련된 부분이라 말할 수 있는 ‘IT융합시스템 개발’에 부여된 금액이 300억 원이었다. 그런데 이 부분의 세부개발 내용은 ‘시스템반도체,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이었다. S/W분야의 예산은 없었다. 우리의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이 지속되는 한, 한국 ‘Software산업의 미래’는 없다. | ||
19 | '백마타고 오는 초인'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 2014-08-14 |
작성일 : 2009년 6월 '백마타고 오는 초인'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이 격변의 세대에 사는 우리는 여러 유형의 지도자 또는 리더를 보고, 또한 입에서 입으로 그 모습을 전달하며, 평가한다. 어떤 리더는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지고 전체를 하나의 눈 안으로 끌어당기며, 자신이 추구하는 바와 가치에 대중이 몰입되도록 힘을 발휘한다. 반면 어떤 리더는 있는지 없는지, 그 존재를 느끼지도 못하게 하지만 은근히 퍼지는 영향력에 전체를 하나로 묶는다. 그리고 어떤 리더는 항상 함께 있음을 느끼게 하고, 서로 부딪치며 호흡하여 하나의 목표를 이루어 가게 한다. 시대가 어려울수록 탁월한 능력과 카리스마로 전체를 휘어잡고, 아우르는 강력한 리더를 열망한다. 그래서 세계적인 경제난국을 맞이한 지금 각 나라는 이 난국을 타개하기위해 ‘백마타고 오는 초인’을 기다리고 있다. 우린 지금 고통 중에 헤매며 바닥 모르는 정치, 경제 상황을 감내하고 있다. 그래서 더더욱 썩어가는 환부를 정확하게, 그리고 과감하게 도려내고, 상처를 집중적으로 빠르게 치유할 수 있는 카리스마 있는 집도의를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그런 능력이 보이기라도 할 것 같으면, 집중적으로 조명받고, 초유의 관심 대상이 된다. 시급한 위기상황에 빛을 발하기 쉬운 지도자이다. 60년대 초 보릿고개 시절 박정희 장군에게서 한 경험이 그러했으리라 생각된다. 아마 부드럽지만 아름다운 카리스마로 빙판을 휘어잡은 김연아 선수에 대한 열광도 이러한 바램의 한 모습이 아닐까? 그리고 이와는 많이 다른 모습의 리더로 있는지 없는지 느껴지지 않으면서, 전체를 아우르는 정신을 바닥에서부터 심고, 자신의 존재는 드러내지 않으며, 잘할 수 있는 사람들의 역할을 극대화시키고, 마당을 만드는데 주력하는 유형의 리더가 있다. 때론 ‘뭐 하는가?’ 하고 핀잔받기도 하고, ‘리더이기는 한가?’ 하고 조롱받기도 하지만, 존재유무를 느끼지 않게 하면서도 공동체를 한 방향성을 가지고 이끄는 양치는 목자같은 리더이다. 조정자이자, 멘토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는 지도자로 이전에는 잘 짜여진 행정조직이나, 종교그룹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리더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가 이런 리더들에 의해서 잘 이끌려갈 수 있다면, 이 공동체는 다른 어디보다 건강한 조직이라 할 수 있고, 미래 인재를 양성하여 이끌어 내는 또 다른 모습의 이런 지도력으로 인해 이 사회는 더욱 풍성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참을성 없고, 강력한 추진력에 대한 갈망이 큰 조직에선 그 가치를 발휘하기가 쉽지 않은 리더이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우리에게 가장 논란이 되면서도 가까이 있는 리더의 모습은 함께 호흡하며 갈등하고, 자신의 허와 실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며, 이끌어가는 리더이다. 가장 많이 볼 수 있으면서도, 존경스런 리더이라고 느끼기엔 논란거리도 많이 만들어 내는 지도자다. 어떻게 보면 우리처럼 허점도 많아 보이고, 고민하고 갈등하는 모습도 여과 없이 그대로 보인다. 그렇지만 나와는 뭔가 다르게 깊은 책임감과 솔선수범에 뒤처져 있지 않은 그러한 리더다. 나보다 나은 환경이나 배경을 가지고 있지도 않고, 가진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 있지만, 나보다 한 발자국 또는 두 발자국 앞서가는 거리에 서 있는 모습이다. 그래선지 시기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그런 리더다. 어쩐지 가까운 선배 같은 리더다. 공감이 있는 리더이다. 이런 리더들의 모습을 떠들어 대며, 우리는 지금 이 난국을 극복하도록 이끌어 줄 지도자를 기다린다. 사람마다 다른 바램과 선망의 대상이 있기에 그 유형도 다르다. 시대의 흐름에 따른 요구가 다르고, 자신이 속한 환경들이 다르기에 어느 지도자를 기다리는 지도 서로 다르다. 그런데 이미 우리 역사 속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여러 유형의 지도자들이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그 어느 유형이든지, 그들은 우리와 함께하였고 자신의 지도력을 보여 주었다. 어떤 모습이든지 그들은 우리와 함께 하며, 가슴으로 대화하고자 했고, 그들 방식의 지도력으로 공동의 목표를 향해 이끌었고 그 때마다의 위기를 극복했다. 그럼에도 위기는 다시 오고 있다. 계속 오고 있고, 또 올 것이다. 그런데 이 위기극복은 그들만의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그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은 더더욱 아니다. 어떤 모습의 지도력이든 함께 공감하며, 기다려주고, 뒷받침이 되어주는 대중이 없는 한 결과를 얻기엔 너무 힘들다. 그렇다. 지도자를 바라고 기다리지만, 또한 우리에겐 그 지도자를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상황에 따라 어느 유형의 리더가 더 효과적일 수도, 더 적합할 수도 있다. 그러나 또한 중요한 것은 그 리더가 숨 쉴 공간을 우리가 허락하느냐이다. 그를 믿고 기다리며 따를 준비가 되어 있느냐이다. 내 바램과는 다르지만 나 이외에 다른 대다수를 위해 최선이라면, 내 욕심을 내려놓을 자세가 되어 있느냐이다. 우리에게도 인구에 회자되는 서양의 지도자들처럼 탁월한 지도력과 통찰력을 갖춘 지도자들은 많이 있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는 그 지도자들의 능력이나 가능성을 보기 위해 내 마음을 열어보지도 않고, 자신의 이익에 반한다고 배척하는데 앞장선 소인배들의 꾀임에 여러 차례 부화뇌동했다. 나또한 자발적으로 배척하는 그 소인배였다. 지도자를 알아보고 인정하며 따를 줄 모르는 민족에겐 ‘백마타고 오는 초인’은 없다. 오늘도 그러한 내 모습을 반성한다. 그러면서 우리의 지도자를 다시금 기다린다. | ||
18 | 경제환경 변혁기에 IT 방향성 전환을 생각하며 | 2014-08-14 |
작성일 : 2009년 5월 경제환경 변혁기에 IT 방향성 전환을 생각하며 지금 우리는 정치, 경제적 환경에서뿐만 아니라, 사회 환경에서도 변혁기에 처해있어 구조조정과 혁신만이 살길이라고 외쳐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 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다 혁신적인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기 보다는 비용절감과 역할 조정, 그리고 개혁이기 보다는 개선의 범주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만큼 우리네 사람들에게 있어 자신의 열정에 의한 자발적 시도가 아닌, 외부환경의 도전에 따라 순응하는 시도에는 어려움이 있나보다. 그런데 문제는 이때 적극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징조가 외형적으로 드러났다는 것은 내부적으로는 깊게 곪은 상처가 퍼져가고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 IT업계에서 느끼는 변혁기의 위기감은 날로 커지고 있다. 보통 1억 명 정도 인구이어야 자급자족이 되는 내수규모가 되는데 그 절반도 안되는 규모의 국내 내수시장이다. 그래서 수출로 생산제품의 판로를 확장해야 하는데, 현 국외시장들의 사정은 녹록치 않다. 제품생산을 위해 유지하는 주변국에서의 공장 비용은 환율변화에 따라 춤추고 있다. 게다가 현 정부에선 신성장 동력산업에 IT를 큰 축으로 보고 있지 않고, 그나마 IT분야도 여러 기존산업에 대한 포장재로 보고 있는 것 같다. 이때 우리 IT분야는 어떻게 방향성을 잡아야 할까?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난 20여 년간 정보통신강국을 외치며, 유무선 통신, 컴퓨터, 반도체, S/W, 게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막대한 투자가 이루어져 많은 결실도 맺었고, 값진 교훈도 얻었다. 그런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한번 방향성에 대해 생각해보아야 할 즈음에, 금융분야에서 촉발된 경제위기가 세계시장을 뒤흔들었고, 우리 내부적으론 정권교체로 인해 경제정책 입안자들의 축이 교체되었다. 그리고 이 변화의 축에서 여러 정책들이 새롭게 시도되느라 난리이고, 또한 한 쪽에선 시행착오들 때문에 눈이 혼란스럽다. 이때 우린 어떤 IT분야의 방향성 전환이 필요할까. 먼저 순수 IT에서 융합 IT로 가는 범위를 넓혀보자. 이제까지 IT분야 하면 순수 컴퓨터, 전자통신, 네트워크 분야에서의 HW와 SW이었다. 좀 더 범위를 넓힌다면 게임, 멀티미디어 컨텐츠 분야까지였다. 그런데 이제까지 수송관련 기계산업 군이라 일컬어졌던 자동차, 선박, 항공기 산업이 우리나라의 전체 산업의 커다란 한 축이 되어 있다. 자동차 산업에서 보면, 점차 전자/컴퓨터화된 시스템제어 및 모니터링, 엔터테인먼트 기능들이 차별화된 부가가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제는 최소한 ‘자동차는 전자기기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IT산업계는 여기서 한 방향으로의 새로운 축을 찾아보는 것이 어떨까. 이러한 수송산업 분야 뿐 만 아니라, 환경, 에너지, 바이오 분야에서도 IT기술이 단순히 비주얼에 치중한 보여주기 기술이 아니라, 각 분야의 차별화된 핵심가치를 높이는 부분이 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그래서, 전통적인 IT기술관심의 영역을 고집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각 분야의 산업과의 긴밀한 연계를 통해, 상호 융합된 기술개발에 관심을 가지고 방향을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IT분야에서도 과도하게 치우친 수출중심의 산업구조 틀에서, 내수시장 확대를 위한 과감한 중심이동이 필요하다. 이미 TV, 핸드폰, MP3 플레이어를 필두로, 인터넷 게임 등의 시장은 그 규모경제가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전자/컴퓨터 시스템 SW 및 HW 등의 분야 IT 중소기업 제품들은 아직도 국내 시장규모 틀 내에서 제자리 매김에 이르지 못했다. 그나마 이 분야의 국내 큰 고객들은 선진제품의 선호도가 높다. 금융, 정부기관의 시스템 구축 시 들어가 있는 제품군들이 그 실례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특성화된 버티칼 마켓(vertical market)의 창출과 확장에 초점을 맞추어 집중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성 없는 비슷비슷한 백화점식 제품군을 탈피해야 한다. 이로 인해 비록 한, 두 제품군만 갖더라도 선진제품에 대한 배타적 독점권을 가지면서 국내에서 새로운 내수시장을 만들고, 넓혀갈 수 있다면 수출지향적인 외부의존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국내 스토리지시장의 지배자가 EMC이지만, 금융분야나 방송분야에서는 그렇게 되지 않을 수 있도록 말이다. 그리고 완제품 생산 중심에서 서비스, 기술특허 확보 중심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폭을 넓히는 것이 필요하다. 이제까지 우리는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하여, 보이는 유형의 제품에 초점을 맞춘 IT사업에 치중해 왔다. 그런데 비록 내 제품군이 없더라도 내가 개발하고 생산하는 제품이 아닌 보이지 않는 무형의 제품으로서, 서비스로서의 기술권리인 지적재산권 제품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초점을 확장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내 유수한 이공계 대학교 연구진들이 많은 논문에 치중하고, 국가연구소 연구진들이 중장기 대형 프로젝트에 매달리는 현실에서, 산학연이 연계하여 가치 있는 특허권 확보에 보다 높은 점수를 주고, 지원을 아끼지 않는 식의 정책 전환을 통해서 말이다. 그렇게 된다면, 돌비(Dolby)나 어도비(Adobe), HDMI 등과 같은 ‘지적 특허권 제품’ - 생산시설이 필요 없는 무형의 제품에 대한 권리를 가지고 보다 확실한 무한 규모의 시장을 점유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토인비 박사가 말했듯이, 지금 우리에겐 냉혹한 도전이 다가오고 있다. 이에 대해 치열한 고민과 성찰을 통한 응전의 방향성을 제대로 잡을 수 있다면, 우린 살아남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발판삼아 새로운 발전의 기회를 잡게 될 것이다. | ||
17 | 피터 드러커를 생각하며 | 2014-08-14 |
작성일 : 2009년 4월 피터 드러커를 생각하며 IT벤처업계에는 미국발 금융대란 이후 IT기술관련 제품의 급격한 매출둔화와 투자 감소로 인해 핵폭풍이라 일컬어지는 위기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정부 및 유관 기관들이 투자활성화 및 소비/매출촉진 등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긴 하지만, 가까운 시간 내에 회복되기엔 골이 깊다. 이러한 위기의 때에 이미 국내에서 ‘21세기 리더의 선택’, ‘자본주의 이후의 사회’, ‘21세기의 지식경영’, ‘Next Society’, ‘미래를 이끌어가는 기업가 정신’, ‘실천하는 경영자’, ‘미래의 기업 어디로 갈 것인가’ 등, 수 많은 미래 경영관련 교과서들로 인해 일반 경영인들뿐만 아니라, 우리 IT벤처 리더들에게까지 ‘미래경영의 멘토’로 일컬어지는 영향력을 끼쳐온 피터 드러커(Peter Ferdinand Drucker) 교수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된다. 타개한지 벌써 4년이 지났지만, 그 정신과 가르침은 아직도 살아있는 것처럼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앞서 기술한 그의 미래경영 지침서들에서 볼 수 있듯이 드러커 교수는 항상 다음 사회에서 도래할 다양한 현상을 준비하고 현재의 위기 상황을 직시하며, 인식 있는 경영자로서 하여야 할 바를 역설하여 왔다. 그런데 이러한 드러커 교수의 가르침이 현재의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살아남아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절대절명의 책임과 의무를 가진 우리 IT벤처 기업의 리더들에게 다시금 다가오는 이유는 미래를 향한 기업경영에서 초지일관 주장해온 그의 원칙과 기준, 그리고 미래의 대비가 현재 우리에게 더없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속적인 투자와 고급기술력의 경쟁이 요구되는 치열한 전쟁터에서 외국의 유수기업들과 비교되는 경쟁제품을 개발/생산해야 하는 IT벤처 기업을 경영하면서, 다양하게 직면하는 여러 상황을 맥가이버와 같이 긴급하게 해결하고, 무에서 유로의 시장을 개척해 나가야 하는 경영자에게 그의 가르침들은 현재 상황에 기본적인 지표가 무엇인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먼저 그는 미래를 준비하는 리더가 고민해야 할 기본을 반복적으로 주장하여 왔다. 경영자는 자신이 경영하는 회사가 추구하는 바와 그 기준이 무엇인지 항상 분명히 밝히고,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와 같은 재난상황에서 경영자들에게 다가오는 유혹이 되는, ‘편법으로 인한 위기 회피’가 회사의 미래 방향성에 얼마나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주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그는 경영자를 한 오페라를 운영하는 운영자와 같다고 말한다. 주역급 및 조연급 가수, 무대 뒤에서 일하는 사람, 청중들 등 다양한 성격의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집단들이 하나의 바람직한 결과 생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CEO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위급하다고 해서 구성원들의 상식과 공감대를 벗어난 생각과 결정으로 전체의 하모니를 깨고 집중력을 흩트린다면, 비록 그로 인해 위기가 극복된다고 하더라도 더 커다란 비용을 들여 (아마 불가능할지도 모를) 상처치료를 받아야 할 것이라는 것이다. 경영자의 역할은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회사 내 자원들에 대한 역량을 파악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그 자원들을 집중화 함으로서 회사의 핵심역량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데 많은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이는 잠시 등한 시 해서도 안 되고, 미루어도 안 된다. 위기에 이를수록 더욱더 기본 역할에 충실해야 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회사에 참여하고 있는 직원들에 대한 경영자의 책임과 고려다. 그는 회사의 직원들을 지식기술자(knowledge technologist)로 보고 있다. 전문적인 지식교육을 받고, 자신을 전문가로 생각하는 직원들을 리더들은 이전의 근로자 다루듯이 대하여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요즈음 벤처 기업들은 핵심직원들에 대해 스톡옵션이나 보너스를 통한 금전적인 보상에만 치중하여 물질적 측면에만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으나, 이 또한 상호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보다는 이들이 회사에 매력을 느끼도록 하고, 머무르도록 하고, 동기를 부여하는 경영조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그들의 가치관을 회사에서 만족시켜 주고, 회사에서 그들이 생산하는 결과가 사회에서 인정받도록 하고, 회사를 통해 사회적 영향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이러한 경영자의 생각은 위기에 이를수록 더 솔직하게 나타난다. 언제든지 정리의 대상이고, 품어야 할 책임의 대상이 아니라는 생각이 바닥에 깔린 CEO가 있는 회사에서 애정과 충성도를 바라는 것은 사치이기 때문이다. 회사의 직원들을 피고용자가 아닌 동료 경영자로서 더불어 이루어나가는 꿈을 제시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성공은 사람이 이루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래를 향한 회사의 방향 설정과정에서의 고려이다. 그는 항상 미래를 향한 회사는 모든 변화에 주목하고, 변화의 현상을 관찰하고 있어야 한다고 하고 있다. 그래서 이것이 기회가 될 수 있는가? 이것이 진정한 변화이고, 새로운 것인가? 단순한 유행은 아닌가? 이러한 질문을 자신에게 늘 던지고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그 회사가 얻게 되는 성과에 대해서도 단기적인 성과와 장기적인 성과를 조화롭게 고려하면서 목표를 설정하고, 준비하여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어둠 속에서 새벽을 준비하는 자만이 아침햇살을 맞이할 수 있듯이, 살을 깎는 자기 성찰과 철저한 준비가 현재 국내 IT벤처 기업에게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 시기에 벤처를 준비하는 예비 창업자들에게, 언제 문을 닫아야 할지 모를 일촉즉발의 위기의 언덕에게 서 있는 벤처 기업인들에게, 벤처 기업으로서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투쟁중인 경영자들에게, 또한 이 상황에서도 어느 정도 자기기반을 구축해 IPO나 상장의 기회를 갖고자 하는 CEO들에게, 그리고 상장도 하였으나 회사의 다음 방향설정으로 고민하는 리더들에게 피터 드러커의 음성은 항상 곁에 두고 되새기며 음미하기에 필요한 강의노트가 아닌가 한다. | ||
16 | 다시 인간 정조임금과 그의 지도력을 보며 | 2014-08-14 |
작성일 : 2009년 2월 다시 인간 정조임금과 그의 지도력을 보며 요즈음 정조임금이 그의 정적이었던 심완지에게 보낸 299통의 서간이 세상에 알려지며 이제까지 일반적으로 알려지고 회자되던 인간됨과 삶, 정치지도력 등에 여러 가설, 억측들이 더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할아버지인 영조임금과 정적들에 의해 죽임을 당한 사도세자를 아버지로 두고 태어났고, 궁궐 내에서도 어린 세자를 보호하기에 노심초사하던 혜경궁 홍씨를 어머니로 둔 천재군주 정조임금에 대한 사실과 환상 그리고 칭송과 비판이 한 묶음으로 어우러져 많은 이야기들을 쏟아내고 있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여러 미디어들과 책들에 의해 가감된 내용으로 극화되어 이해와 선입견을 또한 뿌려놓은 지라, 논란은 흥미의 차원을 넘어서 우리들에게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시대의 탁류를 거스르는 삶으로 인해, 시류에 영합하는 민초들에게 교훈을 주는 선각자가 주변 가까이서 찾기 어려운 지금, 우린 더욱 더 역사 속에서 가르침을 주는 지도자를 찾아 헤매며, 자신의 현재와 미래를 예측하고 계획하는데 반영하려 한다. 이에 우리에게 알려진 정조임금은 왕손으로 태어났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너무나도 기구한 인생역정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고 왕위에 올랐으며, 주변의 정적들을 아우르며 개혁적인 업적을 남기고, 마흔 아홉을 넘기지 못한 젊은 나이에 삶을 마쳤다는 사실들이 우리 삶을 다시금 살펴보고, 미래를 바라보는데 많은 의미를 부여하기에 이렇게나 많은 논란을 낳고 있나 보다. 이러한 정조임금을 다시금 보고, 그의 서간들에서 밝혀진, 또는 밝혀질 인간 모습을 기대하며 몇 가지를 생각해 본다. 먼저, 소설 속에나 나오는 고매한 인간은 이 세상엔 없다는 것이다. 이제까지의 정조임금을 보면 현재 요구하는 시대정신과 개혁적 지도력, 학문적 업적, 정적까지도 통합한 탕평책 때문에 그의 인간성이 고매하고 학문 중심적이고, 심오하다는 것에만 주로 초점이 맞추어져 왔다. 그로 인해 서간에서 그의 정적이라 할 수 있는 심완지와의 내통(?)에 시끄럽게 또는 흥미위주의 시각으로 초점 맞추며 떠들고 있다. 그러한 정조의 모습은 사실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우린 역사 속에서 꾸며진 위인들의 많은 자서전을 보아왔고, 이에 따라 사람을 평가할 때, 한 모습으로만 재단하는데 익숙하다. 그러나 사람을 살핌에 있어 그가 시대의 영웅이라 하더라도 장점은 장점대로 인정하고 단점은 단점대로 이해하는 게 필요하다. 두 가지는 독립적인 인간의 성정이고 보다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정조임금의 다혈질적 성격이나, 정적과의 담합을 다르게 보면 그의 인간적 면모를 보여준다. 멀리 있는 사람이 아니라 우리주변에서 볼 수 있는 친숙한 한 사람으로 이해할 수 있고, 정적으로 둘러싸여 소수자의 임금이라는 시대상황 속에서 통치해야 했기에 그럴 수 있으리라고 이해된다. 그렇기에 이번에 발견된 서간은 왜곡되지 않은 인간 정조임금의 면모를 스스로 가감 없이 고백하는 글이 되어 평범을 가지고 살아가며 비범을 추구하는 우리 보통사람들에게 위안과 기대를 주는 선물이 아닐까 한다. 또한, 우린 항상 주변에 나(我)와 남(他)의 관계 속에 공존하며 살아간다는 것이다. 이제까지 정조임금은 항상 소수자였고, 이를 타개하고자 부단한 투쟁 속에서 살아왔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어떻게 소수의 내편과 함께 지혜를 발휘하여, 정적들을 통쾌하게 무릎 꿀리는가에 관심들이 집중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가설이나 소설들이 이번 서간을 통해 명쾌하게 잘못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 사회는 겉으로 들어난 것처럼 쾌도 난마 하듯이 선과 악, 내 편 네 편으로 나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실을 정조임금은 한 국가를 통치하는 현실 지도자조서의 입장에서 잘 알고 있었다. 그러하기에 인간 정조는 내 사람이라고 모두 옳지는 않을 수 있다는 것과 영원한 내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명확히 알고 있었고, 이처럼 그 반대의 경우도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다. 그 바탕 하에서 현실통치의 최종 책임자로서 목표를 이루기 위해 부단한 조정과 소통의 노력을 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냉정하게 보면 내 마음속에서도 두 생각이 있을진대, 내 주변과의 관계에서 남이 있다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이러한 우리의 삶에 정조임금의 모습은 나와 남에 대한 방향성을 고쳐 잡는 기준이 된다. 그리고 지도자는 이러한 다름을 하나의 결과로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정조임금이 조선의 군주로서 이제까지 다른 임금들과 비교되어 칭송 받는 이유가 물려받은 권력기반이 탄탄하지 못하였고 주변에 보다 많은 정적들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극복하고 개혁적인 업적을 이루어 조선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다는데 있다. 역사적 시각으로 보면 매우 생소하고, 드문 임금이라 할 수 있지만, 현대적인 시각으로 볼 때에는 우리 주변의 상황과 너무나도 일치한다. 현재의 우리 리더들은 내가 속한 조직이 일치단결하여 외부의 거대한 도전과 위기상황을 헤치고 나아가 생존하고, 번성하여야 하는 과제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부적으로 반대자들, 냉소자들, 무사안일주의자들에 의해 둘러 쌓여있다. 이 현실 속에서 당장 집어치우고 싶기도 하고, 내가 왜 이 짓을 하나 넋두리 하고 싶기도 하지만 그 대상을 찾기도 힘들고, 책임과 의무를 지고 있기에 그럴 수도 없다. 그런 우리에게 정조임금은 커다란 목표를 이루기 위해 지혜로운 소통의 지도력이 절실함을 보여주고 있다. 때로는 타협하고 때로는 밀어붙이며, 다른 그룹의 다른 생각을 공존의 틀 안에 아우르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결국 역사서와 이 서간을 통해 볼 때 결실을 이루기 위해 흔들림 없이 하나의 방향을 잡고, 현실을 보고 대처하는데 균형된 시각을 유지 하려한 그의 처절한 노력이 현재를 사는 리더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 ||
15 | 쓸쓸한 실리콘밸리에서 희망을 보며 | 2014-08-14 |
작성일 : 2009년 1월 쓸쓸한 실리콘밸리에서 희망을 보며 금융대란으로 시작한 미국경제의 위기는 오랜만에 방문한 실리콘밸리에서 쓸쓸함을 느끼게 한다. 직원들을 줄이고, 조정하며 비우고자 하는 사무실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지라, 점심때면 20~30분을 기다리며 먹어야 한다며 중국인 엔지니어들에게까지 유명한 순두부집도 분위기가 썰렁하고, 저녁에 삼겹살에 소주 잔 기울이는 고기집도 손님이 뜸하다. 매년 신년의 IT기술동향을 보여주는 CES 쇼를 보기 위해 몰려드는 라스베가스 호텔은 반값에도 빈 방이 많다. 이렇듯 외형적으로 보이는 미국 IT산업 메카의 분위기는 가희 위기의 미국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얼마 전 회사의 한 핵심 엔지니어가 자신을 해임한 것에 앙심을 품고, 밖에 나갔다가 면담 요청하며 들어와 CEO를 비롯한 경영진 여럿을 총기로 사살한 사건은 실리콘밸리의 벤처 회사들의 분위기를 더욱 서늘하게 만들고 있다. 올해는 이상기온으로 인해 샌프란시스코의 1월 기온이 20도까지도 올라가는 것을 보며, 여느 때 같은 좋은 분위기라면 일광욕하러 간다고 분위기 잡는 사람들도 많으련만, 되도록 집에서 식사하려는 주말분위기에 식당가도 한산하고, 쇼핑몰은 상가 주인과 점원들로만 들썩인다. 그래서인지 이전에는 들어와서 아무리 두리번거려도 거들떠보지 않던 점원들이 연실, 'Can I help you?'를 외쳐대니, 대꾸하기가 귀찮기까지 하다. 아무튼 한국에서 듣던 대로 뭔가 다르긴 다른 상황이다. 그러나 이런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따뜻한 기온의 실리콘밸리에서 희망적인 기운을 볼 수 있었다. 먼저, 때를 기다리며 꾸준히 진 이겨지는 기간을 감내함이 있다. 현재의 위기상황이 어떻게 해서 왔나, 이전에 제대로 못 보던 것이 무엇이 있었는가, 현재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무엇인가를 살피고 분석하며, 그 결과를 지속적으로 검증하는 노련한 경영그룹들의 바쁜 시도들이 있다. 이들은 그간의 너무나도 부풀어진 회사의 비용과 가치평가, 그리고 방만한 투자를 다시금 조정하며, 버블을 최소화하여 보다 탄탄한 회사로 응집력을 갖도록 탈바꿈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 여러 해 동안의 호황기를 거치며 그냥 넘어가 버려, ‘합리성과 경제성’이라는 미국의 대표적 가치를 희석시킨 지금의 환경에 철저한 자기반성이 있다. 더불어 이 상황에서도 지속적으로 스케줄에 의해 개발하고, 신기술의 결과물을 보이고자 하는 고급 개발그룹들이 있다. 이들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그래도 우리는 우리가 할 일을 한다.’ 이었다. 구글에서 만난 한국인 엔지니어의 말, ‘아무리 상황이 혹독한 겨울이 온다고 해도, 우린 할 일을 해야죠.’ 이 말에 실리콘밸리의 저력이 있는 게 아닐까 싶다. 그리고 앞을 보는 지도자가 있다. 이제 막 취임을 했음에도, 지지율이 80%를 넘어서는 오바마는 미국 대통령이 아니라, 이곳 ‘실리콘밸리’라는 회사의 CEO인 듯 했다. 미국 역대 대통령 중 IT기기를 잘 활용하고, 아주 푹 빠져 있어, 생활과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을 가장 잘 이해한다고 인정되는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하기 이전부터, 다양한 IT분야에 대한 가치를 실현하는 정책을 준비해 왔다니, 이런 지도자를 둔 ‘주식회사 실리콘밸리’는 이 위기를 극복할 능력이 있지 않을까? 게다가 경험과 능력은 출중하나, 이번에 시행착오를 겪은 IT 경영자 및 핵심 엔지니어 등의 IT 리더들이 벌써 다음을 준비하는 테스크포스를 구성하여 가동하고 있다는 말에 리더십의 힘을 느낄 수 있다. 또한 현재의 상황을 천재일우의 기회로 보고 있다. 이 위기의 시기가 기회의 폭을 더 넓히고, 좋은 찬스를 만들어준다는 생각으로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다. 좋은 시절에는 틈이 보이지 않아 기회를 만들기 어렵지만, 위기의 시기엔 커다란 틈이 벌어져 이 틈을 볼 수 있고, 비집고 들어갈 수 있다는 말을 실리콘밸리는 너무나도 잘 이해하고 있다. 그래서 빠르면 올해 말 또는 내년 중반에 아니면 더 늦게라도 ‘반드시 다가올 도약의 기회’를 잡기 위해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CES쇼에선 올해의 화두로 도드라지는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다양한 제품들이 쏟아져 나와 있었고, LED에 대한 시도들도 돋보였다. 지난 해 하반기에 붉어진 경제 위기현상들 때문에 급작스레 투자 규모를 조정하느라 연초의 CES를 초점 맞추지 못했지만, 3월의 CeBit이나, 6월의 Computex를 준비하는 데 여념이 없는 회사들을 볼 수 있었다. 매일 가산 디지털단지에서 들려오는 문 닫는 회사들 소문에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그러나 우리에게도 미국 실리콘밸리처럼, 보이지는 않지만 이 겨울을 감내하면서 다음을 준비하는 희망의 새싹이 움트고 있음을 기대한다. | ||
14 | IT 기술 선진국, IT 정책 후진국 | 2014-08-14 |
작성일 : 2008년 12월 IT 기술 선진국, IT 정책 후진국 신정부가 들어선 이후, IT관련 추진 업무 중 가장 먼저 발 빠르게 움직여 개가를 이룬 성과(?)가 정보통신부의 해체다. 그 이후 지식경제부, 방송통신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 그리고 행자부에 이르기까지 여러 부서에 그 담당업무와 정책 추진을 분산하였다. 이전의 정부에서 ‘IT 대한민국’을 외치면서 산자부를 비롯한 여타 부서들과 중복성 및 권한이양 문제를 야기하면서까지 정보통신부를 만들 때 보다, 더 빠른 결단력을 가지고 ‘작은 정부구축’의 일환으로 과감하게 해체하였다. 그런데 현재 금융대란을 겪으면서 이 위기를 타개하려는 미국의 대응을 보며, 우리 IT정책의 현주소를 다시금 생각해 본다. 이래저래 후발 개도국이 선진대국을 따라가기 위해선 어떻게든 그들보다 적게 시행착오를 거쳐야 하고, 또한 시장과 기술변화에 빠른 속도로 대처하면서 집중된 추진력을 가지고 달려가야 한다. 특히 IT분야에선 발 빠른 중단기 계획과 더불어, 미래를 보는 장기계획을 수립함에 있어 혜안을 가진 정책입안 엘리트 그룹이 필요하다. 다행히도 지난 20여 년 간 가전 및 반도체, 통신분야로부터 시작된 수출중심산업의 육성과 기술개발을 바탕으로 우리는 그 가능성을 보기 시작하였고, 컴퓨터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분야에서의 성과를 통해 세계시장에서 한국 IT기술 및 제품이 역동적인 가능성을 가지고 있음을 보였으며, 품질 측면에서도 우수성을 뽐내는데 부족함이 없음을 증명하였다. 그리고 최근 인터넷 및 모바일 기술에 이르러서는 선도자로서의 역할까지 보이고 있다. IT선진국으로 가는 우리 기술력과 산업체의 개가다. 이는 물론 지독한 교육열의 결과로 탄탄하게 교육받은 인재들이 밑바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며, 새로움에 대한 강한 열망을 가진 민족성이 근간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고, 또한 보수적이든 진보적이든 그 색깔에 관계없이 기술대국에 대한 강한 집착을 가진 기업의 경영자를 비롯한 정부의 정책결정자들의 지도력이 힘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 IT산업은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미국 금융위기로부터 시작된 세계 경제위기에서 자유롭지 못한 현실에서 우리 IT기업들이 영향을 받고 있다. 수출중심의 산업구조, 기초부품의 높은 수입 의존도, 그리고 빠른 속도가 요구되는 분야에 집중된 기술구성 등이 현재 우리 IT산업의 특성인 바, 한국 IT 기업들은 항상 살얼음판을 걷는 치열한 경쟁의 긴장감을 벗어날 수 없다. 이 현실 속에서 기술/자본측면에서 집약된 투자가 주변의 정치적/경제적 상황 변화에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하는데, 우린 정치적 상황변화에 의해 정통부 해체라는 정책입안그룹의 뿌리가 재조정되었고, 경제적 상황변화에 의해 세계경제 위기에 따른 IT산업이 투자/개발/매출 부분이 급격히 조정 받고 있다. 이때, 모든 부분에서 선진대국이라고 여겨졌던 미국은 여러 분야에서 세계 각국으로부터 치열한 도전을 받아, 가전에서부터 시작하여, 급기야는 모바일에 이르기 까지 적지 않은 분야에서 선두의 자리를 내 주었다. 이러한 위기상황을 돌파하고자, 오바마 신정부는 국가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임명하고, 초고속 인프라구축을 정부가 주도하며, 오픈 네트워크를 추진하겠다는 등 우리보다 더 진보적인 정책을 입안하고 있다. 아직 그 실행결과를 봐야 한다고는 하지만, CEO 출신 대통령이 취임한 우리보다 더 CEO적인 발상이다. 이는 IT 정책측면에서 이전에 방임적인 자유주의 정책구조로 인해, 집중화된 추진력과 지속적인 정부의 역할 측면에서 부족했던 점을 문제점으로 느끼게 되면서, 세계 경제위기와 정권교체를 계기로 삼아 정부 주도로 변화의 물꼬를 트고자 하는 것이다. 이때에 우리의 IT산업은 기술 및 정책추진 측면에서 미국에 위협적인 존재로 인식되어 오바마 신정부가 정책수립 과정에 벤치마킹 대상이었다는 후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경제위기를 정점으로 하는 변곡점 상에서 우리의 ‘New IT Plan’은 방향성을 잃고 있다. 철저하게 숙고된 IT 정책이 수립되고, 전략적이고 지속적인 추진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분산된 정책수립 그룹들의 정책 혼선으로 인해 신정부가 시작된 지 1여 년이 다 가는 시점에서도 아직 IT산업방향을 지칭할 ‘IT정책방향의 화두’가 없다. 그 사이에 ‘위피’ 의무화 폐지, S/W 지식산업체의 박탈감, 부서 간 기금사용 및 주도권 측면에서의 혼선 등 붉어지는 소리가 요란하다. 임진왜란 이후 처음으로 일본을 위협하는 우위분야가 IT산업에서 나오고 있다는 말도 있어 좋았지만, 현재 한국 IT기업들은 절대절명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기술 경쟁력이나 가격경쟁력 또는 마케팅 경쟁력에서의 밀리는 것이 문제라면 넋두리나 하겠지만, ‘변경’된 IT정책 측면에서 혼선이나 방향성 미흡이 이유라면, 그래서 대응능력이 문제가 된 것이라면 우린 다시금 세종 이후 다시 한 번 만날까 하는 선진국으로의 도약 기회를 놓치게 되는 것이다. 그 사이 중국이 벌써 우리를 넘어서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