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 2일

국산 시스템 소프트웨어 비즈니스, 개방형이 기회다

작성일자 : 2015-02-24

 

국산 시스템 소프트웨어 비즈니스, 개방형이 기회다

 

ICT에 종사하지 않는 일반인들에게서도 소프트웨어 기술, 소프트웨어 비즈니스의 위력이 대단하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이전에 하드웨어 단계에서 제공하던 기능과 기술들이 이제는 소프트웨어 방식으로 제공되고, 대치되고 또는 융합되어감을 그들 또한 피부로 느끼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기계 기술에서 전자 기술로 진화하던 자동차 기술들이 이제 소프트웨어 기술로 대치되고 있는 자동차 분야가 그렇고, 건축 분야에서의 IT 빌딩이 그렇고, 그린 데이터 센터 또한 그렇다. 또 최근 몇 년 간 클라우드에서부터 빅데이터에 이르기까지 매년 주요 이슈를 점검하는 데 빠지지 않는 분야가 소프트웨어 분야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DB, 운영체제, 파일시스템 등 시스템 소프트웨어 분야가 핵심이라는데, 그 의미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도 받게 된다.

이런 상황을 보면, 시스템 소프트웨어 솔루션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가나 관련 개발자들 입장에서는 관심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는 자부심에 가슴 뿌듯할 듯 하다. 하지만 우리 내부 상황이나 바깥으로부터 불어오는 변화의 물결을 보면 결코 녹록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어떤 분야든지 기업이 1차적으로 유리하게 접근할 수 있는 자국 시장에서 투자 대비 성과를 얻을 수 있는 규모가 있어야 하는데, 국내 시스템 소프트웨어 기업이 접근하기 쉬운 중급(Midrange) 규모의 국내 시스템 소프트웨어 솔루션 시장의 규모가 그리 크지 않다. 그리고 이 시장마저도 기업용 제품이나 전문화된 소프트웨어 제품 시장에서는 글로벌 기업 제품에 치이고, 대량으로 판매되는 저가 제품 시장에서는 외산 번들 제품에 치이기 쉽상이다. 공공시장에서의 구매자 인식 역시 아직도 안정성을 이유로 고급 사양의 고가 외산 시스템 소프트웨어 제품을 선호하고 있다.

더군다나 소프트웨어 가격을 제대로 주는 데 익숙하지 않은 ‘갑’ 고객들의 습성이 아직도 견고하여, 도입한 플랫폼에 대한 하드웨어 보다 소프트웨어 가격이 낮은 일이 비일비재하고, 커스터마이징에 대한 비용 역시 제대로 받기 쉽지 않다. 이런 상황이니 우리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들이 자신들의 제품으로 자생력을 갖추고 사업의 교두보를 확보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는 사이 외산 벤더들의 시스템 소프트웨어 솔루션 사업 방향이 판매 방식에서 대여 방식(subscription service) 방식으로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대여 방식은 이전에 서버나 스토리지 등 하드웨어를 빌려주는 비즈니스를 그대로 본 따서 사용자 수나 사용 기간에 따라 사용 비용을 청구하고,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를 지원한다는 서비스 논리이다. 언뜻 보면 고객을 많이 고려한 듯 보인다. 그러나 한 번 판매로 고객과의 접점이 종료되기 쉬운 판매 방식에서 약간의 가격 혜택을 주는 대여를 매개로 하여 관계를 유지하며 지속적인 매출 기회를 붙잡고 있겠다는 의도가 있다. 문제는 소프트웨어 제품 중에도 특히 시스템 소프트웨어는 한번 도입되면 데이터나 관련 정보 뿐만 아니라 관련 응용 등 사용자 환경을 교체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이런 비즈니스 흐름이 자리 잡게 된다면, 그렇지 않아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으로 대형 투자가 이루어진 제품의 시장 점유율이 더욱 높아지고 우리 벤처 기업에서 나오는 시스템 소프트웨어의 설자리를 마련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요즘 빅 데이터 분석 정보를 활용한 비즈니스가 대형 투자를 매개로 활발해지면서 관련된 하부 시스템 소프트웨어 기술들이 숙성되고, 우리 중기 ICT에게 또 하나의 현실적인 기회와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 이전에 클라우드 플랫폼이 비즈니스로 성장할 때 몇몇 대기업들만이 그 비즈니스 모델을 현실화 시켜 과실을 따먹었던 시행착오를 또 다시 반복할 수 있다.

중국은 이전부터 IOE(IBM, Oracle, EMC)로 대표되는 미국의 ICT 제품, 특히 강력한 시스템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하는 제품들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려 애쓰고, 그에 따라 강력한 국내 시장 장악력을 기반으로 스토리지, 서버, 스위치 제품군에서 화웨이, 인스퍼, 레노버 등과 같은 기업들이 쑥쑥 자라날 수 있었다. 우리에게는 기회가 없는 것일까?

이 변혁의 시기에 우리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 분야로 개방형 소스(또는 오픈소스), 개방형 플랫폼, 개방형 프로젝트로 일컬어지는 ‘개방형(Open)’이 있다.

일찍이 IBM 소프트웨어의 독점력을 타파하기 위해 개방형 소스의 원조(?)라 할 수 있는 Unix 운영 체제가 등장하고, 이를 다시 탈바꿈시킨 Linux 운영체제의 등장에서 우리는 이미 그 가능성을 보았다. 운영체제는 Linux를 기반으로 다양한 버전들(ex. 수세, 레드햇, 우분투, 페도라 등)이 상용화에 성공하였고, 이런 흐름은 DB 분야에도 확산되어 오라클에 대응하기 위해 몽고 DB, 오리엔트 DB, 마리아 DB 등 다양한 개방형 DB 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 개방형의 장점은 누구나 수정하고 보완할 수 있어 우수한 관심개발자 그룹을 통한 기술의 진화 속도가 빠르고, 그 피드백과 개선점을 빨리 적용할 수 있으며, 대형 투자 없이도 저렴한 비용으로 좋은 시스템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시스템 소프트웨어 기업이 이 개방형으로 어떻게 가능성을 만들 수 있을까? 우선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외부의 우수한 개발자 그룹을 활용함으로서, 개발비를 절약함과 동시에 견고한 자체 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국내외의 자발적인 개발자 그룹을 어떻게 참여시키고 유지하느냐에 대한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이렇게 할 수 있다면 작은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시작부터 글로벌 시장을 접근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된다면 오라클의 DB 제품군에 대응되는 제품을 못 만들리란 법도 없다.

이 개방형 소스 기반 시스템 소프트웨어 솔루션은 커다란 틀만을 유지하는 플랫폼 형태로 제공되어 다양한 버전들이 자생적으로 생성될 수 있다. 그래서 다양한 테스트 베드에서 적용하고 실험하여 그 안정성을 확보하기 쉬워지고, 다양한 고객의 커스터마이징 요구를 수용하기 수월하게 만든다. 또한 개방형 소스와 자발적 국내 외 그룹을 활용함으로써, 글로벌 벤더들의 대형 개발 투자와 독점적 시장 장악에서 오는 ‘빈익빈 부익부’의 파도를 넘을 수도 있다.

게다가 앞서 기술하였듯이 글로벌 벤더들이 자신의 비즈니스 모델을 판매에서 대여 방식으로 바꾸어 가고 있다. 그런데 개방형 소스 솔루션은 판매 방식을 채택하기가 쉽지 않다. 여기에 ‘어떻게 돈을 버는 비즈니스 모델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하는 의문에 대한 답이 있다. 제품 판매도 대여도 아닌 ‘서비스 방식’으로 비즈니스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무료 사용에 대한 향수 지원을 매개로 하여 비즈니스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기회는 항상 있어 왔다. 지금 잡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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