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1월 27일

그래서 난 지금 꿈을 꾸렵니다.

작성일 : 2015-11-26

 

지난겨울 얼굴에 상채기 남긴 눈발이

칼날의 날카로움으로 팔다리 베어 버릴 듯 몰려옵니다.

‘새벽을 기다리던 순진한 이상이 있었던가?’

기억조차 아련한데,

굳어버린 몸통은 움직이지도 않고

진흙탕 빠진 다리 빼려는 허우적거림만 있는데 말입니다.

진 이겨진 살점은 무론하고 남은 뼈마디 부서질라 두려운데

퀭한 눈알만 더 커진 내게

세찬 겨울 폭풍이 다시 몰려옵니다.

 

그런데 난, 그날이 오지 않는 것은 아닐까?

결국 여기까지인가?

다른 길은 왜 안 보일까?

난 이 정도밖에 안되나?

스멀스멀 스며든 회의로 가득합니다.

게다가, 꿈 나누던 친구 무너졌단 소식은

쓰라림 던져주던 경쟁자의 흐느낌은

그리고 고락 나누던 동료의 이별 통보는

움츠러든 내 콩알을 팥 알갱이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나만을 눈 빠지게 기다리는 사람입니다.

도망치고 싶던 내게 따뜻한 손 잡아주던 사람입니다.

걸음마 못해 뒤뚱거렸는데 어느새 키다리 되어 말입니다.

변덕쟁이 쓴 소리에 싫증내지도 않고,

휘청거렸어도 달아나지 않고,

팔다리 망가져도 쓰러지지 않은 채,

내 곁에서 지난 눈발을 함께 견딘 사람들 입니다.

 

그 사람들이 지금 꿈을 이야기 합니다.

내가 얘기하던 꿈이었는데 지금은 자기 꿈이랍니다.

내 꿈으로 인해 자신들이 꿈꾸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들이 지금 내 곁에 있습니다.

지치고 두려움에 떠는 못난 이 곁에서 버팀목 되어 말입니다.

그래서 난 지금 꿈을 꾸렵니다.

아렴풋하지만, 지우지 않고 잊지 않은 그 꿈을

이 사람들과 다시 꾸렵니다.

그날의 새벽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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