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14일

미실과 덕만의 차이

작성일 : 2009년 10월

미실과 덕만의 차이

요즈음 현재의 정치상황과 경제상황들을 풍자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하는 짜임새 있는 드라마로 ‘선덕여왕’이 인기를 끌고 있다. 그 중 기득권 세력의 대변자이면서, 국정의 실세인 미실과 미실을 비롯한 소수귀족 세력에 의해 나라가 좌지우지되는 상황을 타파하려는 덕만공주와의 대결이 재미를 더하고 있다. 그 중 두 사람 사이에 계속되는 논쟁은, 서로 대적하는 사이이긴 하지만 상대방을 대화상대로서 인정하고 자신의 깊이 있는 생각들을 솔직하게 이야기함으로서 깨닫게 하고, 상호 변하게 하는 등 극중 흐름의 핵심이 되고 있다.

여기서 덕만이 미실에게 물어온 질문이 있었다. 왜 수 십 년간 미실이 신라를 좌지우지하며 거의 통치하다시피 했지만, 나아진 것이 없는가 하는 것이다. 백성들의 삶의 질도, 국가의 번영도, 그리고 뛰어난 인재의 발탁에 있어서도 변화가 없는가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덕만이 일갈하길, 아마도 미실은 주인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라고 한다. 내가 주인인가 아닌가 하는 측면에서, 미실과 덕만은 신라를 보는 입장에 차이가 있고, 그에 따른 행보에 다르다. 이렇듯 국가에서처럼 기업에서도 책임 있는 자리, 커다란 권한을 가진 위치에서부터 일반 직원에 이르기 까지 많은 구성원들이 있지만, ‘내가 주인이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기업을 경영하고, 내 역할을 수행하느냐를 보면 많은 차이가 있다.

이 회사가 내 것이라고 한다면 그래서 이 회사의 재산이 내 재산이라고 한다면, 어느 누가 영업비용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개발 제품을 내 아이 키우듯 애지중지하며 정성을 다하지 않을 수 있으며, 한 건이라도 더 매출하려고 안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대표이사가 접대비를 많이 쓰지 못하는 이유도, 극작가가 밤 지새우며 지면을 채워가는 이유도, 그리고 동네 슈퍼에서 ‘1+1’ 행사를 하는 이유도 이들이 주인이기 때문이다. 주인의식이 있다면 발상의 기본이 달라진다. 아마 덕만으로부터 이러한 질문을 받은, 아니면 핀잔을 받은 미실은 주인처럼 행세하기는 하였으나 스스로 주인이라고 생각하지는 못하는 한계에서 맴돈 것이 아닌가 한다. 우리 기업들에서도 경영인들에게서 뿐만 아니라, 간부진을 비롯한 구성원들에게서 볼 수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대주주 또는 Owner라 불리는 ‘법적 재산권 행사자’들과 무엇이 다르기에 스스로 그 한계를 긋는 것일까? 주인은 내가 주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주인이 아닐까? 주인으로 역할을 감당하는 사람이 주인이 아닐까? 그 이외에 무엇이 더 중요할까?

그래서인지 미실은 백성은 환상을 원한다고 규정짓고, 실제도 아닌, 이룰 수도 없는 것을 목표인양 세우고, 백성을 공포와 두려움 속에 몰아넣고, 자기에게 근접하지 못하게 하면서, 자신과 추종자들의 이익을 추구해간다. 법적으로는 주인이지만 주인으로서의 역할을 감당하지 못하는 이들에게서도 그렇지만, 주인의식을 갖추지 못한 채 권한을 부여 받은 책임자에게서 미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들은 스스로 책임질 것에 대한 모호한 기준을 세워 자기 기득권을 지키고 자리보전하는 것이 우선이고, 구성원들과 벽을 쌓아 특혜는 자기가 먼저 찾아가고, 십자가는 맨 나중에 지고자 한다. 그러나 한 가족의 주인인 아비는 자기 자식에게 불가능한 환상을 심어주지도 않으며, 아비에 대해 두려움에 떨게 하지 않는다.

미실이 백성들에게는 진실이 부담스럽고, 소통은 귀찮으며, 꿈은 버거울 것이라고 했지만, 덕만은 백성을 진실하게 대하고, 모든 것에 대해 소통하고자 하며, 더불어 꿈을 이루어 나가겠다고 한다. 이는 덕만 스스로가 신라의 주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백성을 자기 자녀이자 가족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 기업의 조직 내에서 구성원들에게 숨김없이 진실되게 대하는 리더는 가족들과 결코 벽을 만들지 않는다. 진실하게 대할 때, 신뢰가 구축되고 이를 바탕으로 발전적인 관계가 만들어진다. 그래서 회사가 어려움에 처하게 되더라도 자신이 먼저 십자가를 지며, 구성원들은 자발적으로 짐을 나누어지는 모습이 보인다. 리더가 진실을 보여 온 조직이다. 이처럼 덕만은 지위고하나 신분의 높고 낮음과 관계없이, 사람들에게 진실되게 대하고 있다.

또한, 항상 지시하고 지시 받는 상명하달 방식의 일방적인 의사전달이 아니라, 서로 얼굴을 마주하여 논의하고, 설명하고, 제안하는 소통의 문화가 일반화된 회사, 그래서 더불어 공감대를 만들어 가는 회사에서는 창의성 있는 능력이 솟아난다. 주인의식을 가진 구성원들에게서 나오는 능력이다. 우리 똑똑한 엄마들은 이야기하고, 질문하고, 들어줌으로서 자녀로 하여금 스스로 생각의 샘을 터트릴 수 있도록 돕는다. 덕만은 누구이든지 상관없이 소통하고자 하였고, 듣고자 하였다. 비록 미실 일지라도 물어보고, 이야기하면서 소통하고자 하였다.

솔로몬은 ‘꿈이 없는 백성은 죽은 백성’이라고 했다. 이처럼 꿈을 제시하지 않고, 꿈을 설정하는 것이 가장 앞선 우선순위에 두고 있지 않는 회사에겐 내일이 없다. 내년에 우리 꿈은 무엇이며, 5년 후의 우리 꿈은 무엇이고 10년 이후에는 무엇일지를 제시해가고, 더불어 고민하는 회사와 그 회사의 주인들에겐 미래가 있다. 비록 1년이 늦추어질 수도 있고, 지름길을 놔두고 우회할 수도 있지만, 그 꿈은 이루어 간다. 미실과 다르게 주인이었던 덕만은 신라에 대해 추구하였던 꿈이 있었고, 계속 새로운 꿈을 설계하고, 고민했다. 이러하듯이, 주인인 우리가 현재의 내 회사에서 진실하게 소통하며 더불어 꿈을 이루어나가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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