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22일

[CEO칼럼] 비대면 비접촉 가상화 사회를 맞이하는 ICT 비즈니스 방식의 변화

작성일 : 2020-06-24

지난 몇 달간의 코로나 19 사태는, 그렇지 않아도 4차 산업혁명으로 급변하던 우리의 커뮤니케이션 체계를 ‘비대면 비접촉 환경을 기반으로 하는 가상화 체계’로 강제(?) 전환시키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이제껏 사회학자들이 언급하던 사람들 간의 의사소통 관계나 사회구성 체계도 다시 정의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성과 지성 그리고 감정의 교류를 바탕으로 성장과 진보를 이루어 가야 하는 교육 현장도, 만남과 소통 중심의 관계 지향적 활동으로 변화를 이끄는 종교·윤리 현장도, 치열한 논쟁과 협의로 정책을 만들어 나가야 하는 정치·사회 현장도 이 영향에 자유롭지 못하다.

실사구시의 결과가 정량적 지표로 드러나는 산업 현장에서 받은 코로나 사태의 여파는 더 적나라하다. 물리적인 모임으로 비즈니스 결과물이 만들어지던 식당, 카페, 극장, 여행, 쇼핑 분야부터 소규모 학원, 유치원, 병원, 요양시설 등에 이르는 거의 모든 서비스 산업군이 이 변화의 강요에 자유로울 수 없다. 사회 전 구성원이 함께 치밀하고 신속하게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모든 사회분야에 대한 거창한 언급은 차치하고, 비대면 비접촉 환경을 바탕으로 한 가상화 사회로의 전환을 마주하게 된 정보통신 산업, 특히 시스템 장비 및 솔루션 분야의 현실은 어떠한가? 지난 20여년 간 현실 직시와 변화에의 대응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고 변명하고 싶지만, 미처 생각지도 못한 변화들을 캐치하고 준비해야 하는 상황은 두려움과 고통이 수반됨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시스템이나 솔루션을 개발하여 매출을 일으키는 기업들에게 판매 위주의 사업 형태는 지속성장 측면에서 그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 물론 향후 시스템 장비나 솔루션 시장의 규모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를 필요로 하는 고객군의 요구가 다양화 · 전문화 · 특성화되면서 비즈니스 방식의 변화가 두드러지고 있고, 이 방식은 이미 가상화된 사회 환경 패러다임의 변화와 일맥상통한다.

세계적으로 초대형 고객인 구글과 아마존을 예로 들어보자. 이 초대형 고객들은 단순 구매가 아닌 ODM 형태로 필요한 장비와 솔루션의 규격을 직접 설계하여 생산을 의뢰하는 위탁 방식으로 ‘공장’ 활용 비율을 높인다. 그들은 높은 시장 점유율의 효과로 시장 요구와 규모를 예측할 수 있고, 또한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시스템 장비와 솔루션에 대한 전문적인 설계 능력이 전통적인 제품 개발 및 생산 기업에 뒤떨어지지 않는다.

​중소형 고객군들은 어떠한가? 시설투자 개념으로 이해되는 장비나 솔루션을 구매하고 유지, 관리하는 것에 비용과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커다란 부담을 느낀다. 그래서 이보다는 초기 도입이 용이하고, 인력 유지관리에 유연성 있는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방식을 이용하는 데에 많은 관심을 가진다. 그래서 언제라도 유연하게 규모를 늘리거나 줄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주는 대형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기업에 의존하게 된다.

양쪽 모두에 속하지 않는 중대형 규모의 고객들도 있다. 이들은 자신들에 특화된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솔루션을 활용하기 위해 자신들만의 환경을 설계하고 ODM을 위탁하기에는 규모나 전문화 측면에서 가성비가 맞지 않는다.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에 온전히 의존하기에는 그 사용 규모가 증가할수록 비용이 급격히 커지고, 향후 다른 대안으로 변경하기 쉽지 않아 고민이 많다. 기존 구매 방식을 고수하자니 규모나 사용 특성의 변화에 대비하거나 인력 유지와 비용 예측에 대한 부담이 있다.

이들 고객군을 대상으로 하는 ICT 시스템/솔루션 기업들은 이러한 고객의 요구와 변화에 대응하며 진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 물론 모든 고객들의 요구나 특성에 대처할 수 있는 명쾌한 답을 찾기란 녹록지 않다. 다만 몇 가지 해결의 실마리가 될 만한 특이점들은 있다.

초대형 고객들이나 글로벌 기업들은 한 분야에 특화되고 다양하면서도 세세한 기능을 복합적으로 지원하는 시스템이나 솔루션 체계보다는, 대형 플랫폼을 구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운영 및 서비스 체계를 갖추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이 초대형 고객을 목표로 하거나 글로벌 기업의 제품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보다 세밀하면서도 틈새 공략을 위한 기능과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고객 서비스의 유형도 비대면 비접촉 형식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세세한 요구에 대응 가능한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비대면 비접촉 가상화 사회에서의 비즈니스는 결국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비즈니스와 유사하다. 지리적 거리가 의미 없고, 직접 방문하거나 얼굴을 맞대고 서비스를 진행할 필요가 없다. 이 경우 직접적인 영업보다는 마케팅 비용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되는데, 대기업과 비교해 투자 대비 가성비를 높이면서 글로벌화 할 수 있는 선택과 집중 방식의 온라인 마케팅 방안을 만들어 가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현재 많은 벤더들의 고민이기도 하지만, 직간접 판매의 결과로 배송까지 담당하는 지금과 같이 방식으로는 가상화 사회에서의 고객군에 효율적으로 다가갈 수 없다. 이미 몇몇의 성공 모델이 있는, 판매가 아닌 렌탈(rental)이나 구독(subscription) 방식으로 변경하고, 서비스 체계 역시 다운로드 또는 대치 방식으로의 변화를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비접촉 비대면의 가상화 사회로의 전환은 현재 진행형이다. 뜻하지 않은 위기로 급작스레 맞이하게 되기는 하였으나 어쨌든 사회는 변화하고 있고, 이에 따라 비즈니스 모델과 서비스 체계도 달라지고 있다. 기업 역시 어떠한 방식이든 창의적인 준비와 치밀하고 신속한 대응으로 이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켜야 한다. 여기에 우리의 고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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