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14일

IT중소기업, 어떻게 대기업을 넘어서고, 외국기업을 극복할까?

작성일 : 2009년 9월

IT중소기업, 어떻게 대기업을 넘어서고, 외국기업을 극복할까?

끈질기고 부지런한 국민성과 민첩한 현실 대응능력을 강점으로 다양하고 복잡한 고객취향과 요구사항을 만족하는 제품을 빠른 시간 내에 출시되어 세계 시장에서 우리 IT 제품군들의 점유율과 브랜드 가치가 높아져 가고 있다. 하지만, 좀 더 자세히 보면 이는 국내 몇몇 IT 대기업들의 모습일 뿐이다. 정작 국내 많은 IT 중소기업들은 여타 선진국에서는 볼 수 없는 열악한 투자환경과 넉넉지 않은 내수시장, 그리고 만만치 않은 수출여건 등을 극복하느라 지금도 고군분투 중이다.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국내외 분석기관들이 우리의 펀드멘탈이 탄탄하여 V자형 회복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하지만, 아직도 핵겨울을 보내고 있는 IT중소기업들의 입장에선 옆 동네이야기가 아닌가 한다. 신문지상에선 기업규모 측면이나 브랜드 가치 측면에서 세계 100위 이내에 들어가 있는 국내 기업이 몇 개 있다고 난리이지만, 이 또한 읽기 좋고, 채우기 좋은 뉴스거리에 불과할 뿐, 국내 중소기업들에게는 강 건너 올라가는 고층빌딩 보는 기분일 뿐이다. 그만큼 현재 IT중소기업들의 상황이 열악해서 이긴 하지만, 국내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공감대 없이 각개전투하고 있는 상황이고, 한 분야, 한 기업의 성공과 발전이 다른 기업과 관련분야 발전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 순환적인 경제 파급효과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우리 현실에 대해 항상 던지는 질문이 있다. ‘한국에서의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성은 어떠한가?’ 그 관계성 정립은 가장 강력한 후원자가 될 수 있는 정부의 정책 입안자들이나, 금융담당자들 뿐만 아니라 이해 당사자에게도 아직 커다란 고민거리로 남아 있다. 게다가 IT중소기업들에게 회자되는 말 – ‘한국에서 1위이자 세계적으로 몇 위 기업인 A전자와 사업하여 돈 번 중소기업은 없다. 다만 그 경험으로 다른 곳에서 돈 번 경우는 있다.’ – 에서 볼 수 있듯이 한국 내에서 대기업에 대한 IT 중소기업들의 사업 파트너로서의 불신감은 깊이모를 바닥에 폭 넓게 흐르고 있다.

그런데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일반적이지 않지만, 우리 대기업과 중소기업과의 관계에서 이 불신감을 더욱 키우는 ‘편견’들이 있다. 대기업들은 가능성 있을만한 사업이 발견되면, 그 기반을 가진 선도 중소기업과 선의의 파트너 관계를 구축해 Win&Win을 추구하거나, 선의의 M&A를 시도하기 보다는 자회사를 만들어 뛰어들고, 막강한 자금력과 시장장악력,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인력 빼가기, 무차별덤핑 등, 기업환경을 교란시키는 주범이 된다는 것이다. 또한 어렵사리 이루어진 사업관계에서도 중소기업의 사정이나 형편을 고려하는 ‘협력 파트너’의 이미지 보다는 철저하게 ‘갑’으로서의 권한을 누리고, 대상 중소기업을 n개의 선택요소의 하나로만 여긴다는 것이다.

그나마 뭔가 프리미엄이 있을 법한 국내 대기업과의 관계에서도 이러할 진데, 국내 IT중소기업들이 살아남고, 발전하기위해 벌이는 외국기업들과의 협력과 경쟁의 경우는 치열하다기보다는 처절한 상황이다. 비록 한 가지 기능만을 가진 솔루션이라 하더라도 탄탄한 기술적 완성도, 체계적인 마케팅정책, 그리고 철저한 재산권 보호 등으로 중무장한 외국기업들과의 협력과 경쟁은 치밀한 등산장구를 갖춘 체력좋은 서양 사람들과 수영복입고 샌들신은 모습으로 거친 봉우리를 정복하기 위해 협력하며 경쟁하는 형상이 아닐까 한다.

그러나 재산 털어 기업을 세우고, 가능성 있는 기술인재들을 설득으로 품어 안고, 비젼을 보며 제품을 만들고 시장을 개척해나가는 중소기업들 입장이라 하더라도 인정해야하는 것은, ‘기업은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지 스스로 크는 것이다.’라는 사실이다. 삼성, 현대, LG가 한국에서 시작된 기업이긴 하지만, 세계적 기업인 바엔 GE, IBM을 볼 때와 다른 눈으로 따뜻하게 볼 것도 아니고, 돈 많은 사촌쯤으로 볼일도 아니다. 그냥 비즈니스 가능성 있는 하나의 대상으로 봐야한다. 다만 대기업이 기업윤리를 넘어서서 탐욕 가득한 빅브라더 모습으로 중소기업들의 비즈니스 전쟁에 방해만 하지 않는다면, 감사할 뿐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대기업에 치이지 않고, 외국기업에 걸리지 않고 넘어서기 위해서, IT중소기업의 방향은 어떠해야 할까? 누구나 동의하고 인정하듯이, 적정 규모와 차별성을 갖는 특성화된 분야로의 방향성을 정립하는 것이 시급하다. 국내외 어떤 대기업이든지 신사업을 위해 우수한 인적자원과 투자역량을 바탕으로 시장을 분석하고 제품을 기획하지만, 몇 가지 특성이 있다. 우선 관심을 갖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규모가 되어야 하고, 고위험성을 피하고자 하는 성향을 띠고 있고, 계획하고 실행하는데 상대적으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따라서 틈새시장이 될 수도 있지만, 동일분야라고 하더라도 대기업이 쉽게 진출하기 어려운 분야, 시급히 출시하고 지속적으로 진화하여야 하는 분야, 정확히 경쟁되지는 않지만 유사한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제품분야로서 시장을 만들 수 있어야 하고, 집중하는 방향성이 필요하다.

우린 제조업분야에서 스위스, 이태리 독일의 중소기업들이 진화하면서 발전해온 사례를 통해 가능성을 볼 수 있다. 작고, 견고하면서 정밀한 소량 다품종 제품으로 세계시장에서 명성을 만들어 오고 있는 스위스의 시계제품을 비롯한 생활용품들은 아직도 범접할 수 없는 권위를 시장에서 보이고 있다. 또한 이태리는 자기만의 디자인 분야에서의 차별적 우위를 무기 삼아 의류제품을 비롯한 패션 제품분야에서 신흥 미국브랜드들의 도전에도 불구하고 배타적인 브랜드 가치를 지속하고 있다. 독일의 기계 부속품들 또한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대임에도 불구하고 그 선호도는 항상 비교 할 대상이 없을 정도이다. 이러한 제품군을 가진 기업들의 대다수가 중소기업으로부터 시작했고, 이제는 대기업이 부럽지 않은 규모로 성장해 있다.

결국 우리 IT 중소기업이 생존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대기업의 맹점을 파고들면서, 빠르고 집중화된 기업조직의 특성을 극대화하고 자주 겪게 되는 실패를 극복하면서 자신만의 내구성을 키워, 자기 영역을 발견하여야 한다. 복합적인 기능을 갖되 빠른 변화추이를 반영하여야 하고, 반드시 필요하면서도 그 수량이 만족할 만큼 크지는 않으며, 사용자 요구가 다양해 진화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그런 제품 흐름에 나만의 강점을 가지고 편승할 수 있다면, 세계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한 영역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최근 티맥스의 PC용 운영체제 개발이 우리에게 상업적 성공 가능성을 뒤로하고라도 우리 기술수준이나 도전측면에서 커다란 감동을 준다. 그러나 좀 더 고민하여 범용이 아닌 모바일이나 임베디드로 특성화된 분야에서의 최고 운영체제를 지향한다면 하는 바램이 있다. 이는 우리 IT중소기업의 방향성이 더욱 치밀하게 고민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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